바쁜 분초사회가 되면서 경험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새로운 가성비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많은 신제품, 콘텐츠의 범람 속에 구매 의사 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특정 인물이나 영상 채널을 추종해 구매하는 ‘디토(ditto)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디토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나도’를 뜻한다. 디토 소비는 맹목적으로 인플루언서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그 의미를 해석해서 받아들이며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으로 ‘유행‘과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봄을 앞둔 요즘, 다양한 패션뷰티템을 다 테스트해 보는 대신 MZ에게 인기 높은 연예인이나 가치관이 맞는 인플루언서가 경험한 ‘시간의 가성비 템‘이 인기를 얻고 있다.
패션이나 뷰티에서 요즘 제일 핫한 용어는 ‘추구미‘로 내가 추구하는 이미지라는 뜻이다.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나만의 워너비 스타일을 찾고, 그 아웃핏을 닮으려고 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전에는 화보나 드라마 속 완벽한 모습을 보고 착장 패션 등을 검색했다. 최근에는 워너비 인플루언서의 평소 라이프스타일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틱톡 등을 구독하며 그들의 취향을 닮아간다. 실제 ‘내 추구미는 00이야’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며, 해당 영상에 등장한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한다.
얼마 전 파리 패션위크에 참석한 배우 한소희의 스타일이 숏폼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10~20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꼽히는 한소희는 착장하는 아이템마다 완판 열풍을 일으키곤 한다.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 여러 룩 중 특히 레드 컬러의 립 메이크업이 큰 이슈가 되었으며, 그녀의 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한 디올 립스틱은 일명 ‘한소희 레드립’으로 불리고 있다.
걸크러쉬, 멋진 언니의 대명사로 불리며 MZ세대까지 아우르는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의 워너비 한예슬은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는 평범한 일상 속 감각이 화제가 되곤 한다. 최근 자신의 유튜브 속 코너 ‘무엇이든 물어보슬’에서 평소 사용하는 립 제품으로 소개한 더샘의 ‘키스홀릭 립스틱 인텐스’는 영상 공개 후 주문이 폭주했다. 특히 그녀가 직접 구매했다고 밝힌 ‘BE06 데저트 샌드’ 컬러는 톤다운된 누디한 컬러로 자연스러운 누디립 메이크업이 가능해 진한 아이메이크업과 잘 어울린다고 소개해 품절템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센스 넘치는 스타일로 모든 착장 제품을 손민수하게 만드는 제니는 인스타그램에 아이템을 업로드만 해도 이슈가 되곤 한다. 지난해에는 ‘요즘 최애’라며 올린 치크 제품이 화제가 되었는데, 정식 출시가 아닌 증정품으로 알려지며 중고 구매라도 하겠다는 SNS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